가을 억새 산행지이자 철도 산행지의 대표적인 산으로 꼽히는 정선 민둥산은 해발 1,118.8m로 억새 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있다. 산의 7부 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, 정상 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다. 산세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, 특히 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끝없이 둘러친 가을 억새 군락지는 많은 등산객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. 민둥산 억새는 거의 한길이 넘고 또 매우 짙어서, 길이 아닌 일부 지역은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다.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오르기 쉽다.
민둥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다. 경사가 완만한 3.2km와 가파른 2.6km 중에 택할 수 있다. 어느 쪽이든 2시간이 걸리지 않는다. 밋밋한 정상 부근과 달리 능선에 이르기까지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, 경사도 급한 편이다. 오르막을 한참 걸어 숨이 턱에 찰 때쯤 능선에 올라서면, 조망이 트이며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준다. 민둥산은 7부 능선을 넘으면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구릉지다. 이곳에서 황금빛으로 물든 해 질 녘 억새밭에서는 아련한 슬픔마저 느껴진다.